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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재] 사업만 하면 말아먹던 40대男, 8년만에 재기해 연매출 `50억`

작성일 : 2012.12.12

 사업만 하면 말아먹던 40대男, 8년만에 재기해 연매출 `50억`

이정욱 이자까야 `청담이상` 대표


이정욱 이자까야 `청담이상` 대표는 25세에 사업을 시작해 거듭되는 실패를 겪고 8년 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비에 젖은 흙이 마르면서 굳어지듯이 어떤 시련을 겪은 뒤에 더 강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인생에 있어서 일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예상치 못한 위기로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경우는 다반사다. 하지만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이를 이겨낼 때 마음이 더 굳건하고 강해진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가는 이야기다. 사업가에게는 늘 고난과 질곡이 따라 붙기 마련이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강인한 힘을 발휘해 딛고 일어선다면 결과적으로 더 탄탄한 사업체를 구성할 수 있다.

◆ 거듭된 사업 실패, 8년 만에 재기 시도

일본식 주점 프랜차이즈 `청담 이상`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욱(41) 대표 역시 과거의 실패를 경험 삼아 외식업계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루고 있는 인물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늪에서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한 뒤 현재 연매출 50억원대의 탄탄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이야 잘 나가는 CEO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그 이지만 단 돈 천원이 없어 10여 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어야 할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을 거쳤다.

이 대표가 첫 사업을 시작한 때는 1996년이었다. 25세 어린 나이였지만 3년간 친형 밑에서 가게를 운영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대학로 인근에 조그마한 호프집을 열었다. 처음 3년간은 하루도 쉬지 않고 그저 묵묵히 매장을 운영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특유의 탁월한 장사능력으로 매장을 3개까지 늘려가면서 그의 인생에 첫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잠깐의 실수가 그를 나락으로 내몰았다.

2000년도 당시 스티커사진기 사업이 유망업종으로 떠오르던 시기였는데 이 아이템에 투자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정작 본업에는 소홀하고 무리해서 투자를 하다 보니 자금의 한계에 부딪치게 됐다. 결국 매장 3개를 모두 정리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러던 그에게 힘이 되어 준 이는 그의 어머니였다.

"어느 날 잠깐 외출하고 돌아오니 집에 검정 비닐봉지가 있는 거예요. 열어보니 당시 제가 피우던 담배 한 보루와 5만원이 들어있었어요. 아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안쓰러운 마음에 어머니가 두고 간 위로와 격려의 선물이었던 거죠. 그날 울면서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폐인처럼 살 수 없다. 다시 일어서자 하고요."

이 대표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밤과 낮이 따로 없었다. 그저 눈을 뜨면 일을 하고 감으면 잠을 자고를 몇 년간 지속했다.

2008년, 열심히 일하던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평소 그의 사업수완을 높이 평가한 지인의 투자를 받아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운영했던 가게 역시 일본식 주점 형태인 이자까야였다. 여기서 그의 능력은 그야말로 빛을 발했다. 2년 만에 모든 투자금액을 상환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게를 열겠다고 결심했다. `청담이상`의 시작이었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한국형 이자까야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동안 수많은 이자까야를 다니면서도 왠지 모를 불편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대부분이 특별한 콘셉트도 없이 마구잡이로 흉내내기에 급급하다보니 발생된 결과였죠."

이는 대부분의 이자까야가 메뉴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일본식으로 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러다보니 매장 전체를 일본풍으로 꾸미게 되는데 여기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두 번은 신선하게 느낄 수 있지만, 종래엔 한국인의 정서상 맞지 않는 부분이 맞아 매장을 찾는 횟수도 줄게 되고, 결국 이는 수익률 저하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된다고.

"취할 것은 취하고 버려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인테리어 역시 기존 이자까야와 동일하게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일반 이자까야가 인테리어 소품으로 일본식 소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상은 그런 부분은 빼고 좀 더 심플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어요."

이뿐만이 아니다. 청담이상은 이자카야 업계에서 획기적인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소주를 도입기하기로 한 것이다. 굳이 소주를 메뉴에서 빼놓는 것이 억지스럽다는 판단에서다.

이정욱 이자까야 `청담이상` 대표는 일본식 주점 형태릐 이자까야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맞는 한국형으로 수정해 사업을 시작했다.


◆ 서래마을에서 `이상`을 꿈꾸다


2010년 늦봄, 이 대표는 고심 끝에 서래마을에 `청담이상을 선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나름 자신이 있던 그였지만, 서래마을은 도무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오픈한지 5개월이 될 때까지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나 싶어 많은 자책을 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지자 투자금액의 절반 금액에 가게를 팔아 넘길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일단은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가격할인을 통해 홍보를 시작했다.

예상 외로 반응은 더 빠르게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 찾아 왔던 고객들에 의해 `청담이상`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매출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1호점의 대박을 계기로 이 대표는 바로 2호점을 계획했다. 2호점은 오픈하자 그야말로 초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이미 1호점을 통해 알고 있던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별다른 홍보 없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2호점이 줄서서 먹는 집으로 소문이 나니 브랜드 가치가 더욱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만하지 않았다. 한 번의 큰 실패가 그에게 준 교훈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청담이상` 총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직영점이 3곳이고 연희동과 휘경동에 각각 가맹점이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양재점을 오픈할 예정이고요. 휘경동 지점은 이미 한번 망한 자리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라 자신감이 더욱 붙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질 높은 성장을 보여주고, 가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겁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2/12/826582/